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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의 4월

퇴사의 4월

2025년 3월, 8개월의 시간을 끝으로 퇴사를 했다. 사람들도 좋고 유저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받으며 제품을 개선해나가는 것도 좋았다. 그러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1년 전, 극도의 스트레스로 이석증에 걸렸고 두 달동안 고생한 기억이 있었다. 당시 의사 선생님께서는 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고 하셨고 이후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을 통해 건강하게 몸을 관리하며 지내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올해 1월 점점 바빠지는 회사 업무와 여러 개인사가 겹쳐 집중력이 떨어지고 이는 곧 퍼포먼스 저하로 이어졌다. 여태까지는 일을 함 > 내가 성장하는 것 같음 > 기분이 좋아진 상태로 일을 함 > 퍼포먼스 증가의 선순환이었다면, 집중력 저하 > 일을 함 > 제대로 한 것 같지 않음 > 퍼포먼스 저하의 악순환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렇게 되니 조용했던 이석증이 재발하여 악순환에 기름을 붓게 된 격이었다.

현재 회사는 서비스 구조 및 수익화에 여념이 없는 상태라 하루하루 높은 수준의 퍼포먼스를 유지해야 했는데, 이렇게 악순환이 반복되어 몇몇 부분에서 차질이 생기는 부분이 발생했고 결국 대표님과의 면담을 통해 더이상 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족쇄를 채우는 것 같아 3월까지 일을 마무리하고 퇴사하기로 했다.

대표님은 굉장히 아쉬워했지만 0인0각의 형태로 서로 도우며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나 하나가 조금이라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될거라 생각하니 오히려 내가 나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사내 분위기와 제품이 맘에 들어 나서서 야근을 하며 제품을 발전시키고 또 개선시켰던 나도 이런 결정에 대해 너무 아쉬웠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웹과 앱, 그리고 백엔드까지 배우고 직접 업무를 진행해보면서 전체적인 제품 개발 프로세스를 익히고 기여해볼 수 있었던 것은 아주 큰 경험이 되었다. 매달 대표님과 면담을 하며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대표님이 개발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더 디테일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같이 일했던 분들도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25년 5월, 지금은 재발한 이석증을 치료하고 알게 모르게 망가진 나를 되돌아보고 보살피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도 자주 한다. 처음 개발자로 시작할 때는 백엔드까지 아우를 수 있는 개발자가 되고 싶었다. (그게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일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가진 내가’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이었다.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